호이 산을 오르다~

늦단풍 보러 지리산 갔다 5번 놀란 호이 ㅡ.ㅡ

친절한호이씨 2012. 11. 12. 15:58

안녕하세요? 호이입니다.

지난 수요일(11/7) 좀 늦었지만 단풍 보겠다고 지리산 성삼재-노고단-반야봉-뱀사골로 이어지는 약20~21Km 코스를 다녀왔답니다.

5번 놀란 이유는 무었일까요? ㅋㅋ

스압주의하세요~~~

 

대구 성서에서 07:30 00버스를 타고 88로 올립니다~

원래코스는 뱀사골(반선)에서 시작해 피아골로 내려갈 계획이었는데 단풍의 유무와 현재 탐방로의 상태등을 고려해 성삼재를 들머리로 정해봅니다.

 

자~ 이제 달려 볼까요?

 

 

 

현재시간 10:20

남원IC 내릴때만 하더라도 구름사이로 파란가을 하늘이 보였는데 성삼재 1,090m 도착하니 안개비에 바람도 많이 불고 시계도 불량합니다. 

앞으로 벌어질 오늘 산행의 놀램을 암시하는듯 합니다.

호이는 아무것도 모른채 노고단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성삼재에서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까지 28.1Km입니다.

언제 한번 종주해서 멋진 추억을 남기고 싶습니다.

 

 

 

곰 발바닥입니다.

티비에서나 봤지 실제로 볼수있을꺼란 생각도 못한채 아무생각 없이 올라갑니다~

 

 

 

탐방로 가장자리 초릿대 사이로 뭐가 보이길래 뭔가 했더니...

후덜덜 눈입니다. 오늘 새벽에 뿌렸답니다...

가을 단풍 산행으로 왔는데... 뭐야 이건 벌써 지리에 겨울이 온거야??

혼잣말을 하며 전진합니다.

 

 

 

30여분 진행하니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현재 10:50

라푸마 매장은 없고요~ 국립공원공단을 후원하나 봅니다.

 

 

 

대피소 매점 가격입니다.

나쁘진 않아 보입니다. 매점 운영도 꽤 오래 하십니다~

 

 

 

대피소 옆 "밥 짓고 나누어 먹는 곳"입니다.

 

 

 

그 곳 내부입니다.

개수대 물은 식수로는 좀 그렇답니다.

올라가는 중간에 샘이 좀 있으니 식수 걱정은 크게 안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500ml 하나 반 으로 올라갑니다.

 

 

 

노고단 정상 올라가는 입구입니다.

여기부터는 가을은 온데간데 없고 눈이 한 3cm 정도 쌓인게 완전 12월 분위기입니다.

바람도 조금씩 세집니다...

정상탐방은 예약제로 올라간다고 안내 되있으나 자유로이 다 올라 가십니다.

 

 

 

맙소사~~~

늦가을의 분위기 좀 타볼려고 갔는데...

눈꽃이 피었습니다.ㅋㅋ

블리자드가 갑자기 치길래 새로 구입한 "분홍 고글" 바로 착용합니다.

 

 

 

 

 

노고단 돌탑입니다.

블리자드에 몸을 제대로 가눌수 없습니다.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어린아이들은 걷다 넘어질 정도의 바람입니다.

 

 

 

그래도 웃으며 "노고단" 글자 돌 앞에서 인증샷 날립니다... 1,507m입니다.

아이고.....추버라.....

 

 

 

오늘의 1번 서프라이즈입니다.

"노고단 칼바람" 말로만 듣다 실제 맞아보니 얼굴에 존슨즈 로션 안바르고 왔다면 째졌을 껍니다...ㅜ.ㅜ

바람이 얼마나 센지 저 눈 얼음 보시면 상상이 되시겠죠?

얼른 저길 내려옵니다.

현재 시간 11:20입니다. 대피소에서 딱 30분 걸리는군요~

 

 

 

이름이 웃긴 "돼지령"입니다. 1,390m

여기부터 바랍이 잡니다.

 

 

 

돼지령 모습입니다.

 

 

 

여기는 피아골 삼거리입니다. 현재 12:10

노고단 정상에서 50분정도 달려 왔습니다.

사실 혹한기 산행도 오늘 제가 입은 정도만 해도 운행용으로 춥진 않습니다.

다만 식사때나 쉴때가 문제가 되겠죠~

비올까봐 흑소대가리(블약) 판초 하나 배낭에 있습니다. 그거라도 있으니 좀 든든합니다..ㅋ

 

 

 

피아골 3거리에서 주변을 한번 둘러 봅니다.

 

 

 

임걸령입니다. 현재시간 12:15

노고단이 1,507m 여기 임걸령은 1,320m 정확히 고도차이가 187m 차이 납니다. 눈이 거의 없습니다.

이정표 바로 뒤에 임걸령 샘물이 있습니다. 어디서 줏어들은 얘기로 지리산 3대 맛좋은 샘터 중 하나랍니다.

 

 

 

반야봉 올라가는 입구인 노루목을 향해 올라갑니다.

탐방로가 다시 오르막길로 변합니다.

임걸령에서 조금 오르니 벌써 눈꽃 축제가 시작됩니다.

 

 

 

 

 

 

 

 

노루목 1,498m 입니다.

여기서부터 오늘 산행의 반전이 시작됩니다. 지금시간 12:50

 

일반 회원들은 여기서 반야봉 들리지 않고 직진해 삼도봉을 통과해 뱀사골(반선)으로 17:30까지 내려갑니다.

 

잠시 고민을 해봅니다. 여기서 반야봉까지 거리는 1km... 천천히 설경보며 사진도 찍고 올랐다 다시 노루목으로 내려와 뱀사골 주차장까지 가느냐...

반야봉에서 비법정탐방로 이긴하나 간장소 방향으로 가로 질러 전설속의 "이끼폭포"를 보고 뱀사골 계곡을 따라 반선 주차장으로 이동하느냐.........

 

으윽......고민 때립니다.

그러나 호이는 지리산 처음입니다. 일행이 "이끼폭포"를 보고 간다기에 무작정 따라 가보기로 합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니 고민 때릴것도 없습니다.

얼마전 모블로그에서 우연히 이끼폭포를 봤던지라 호기심이 충만해 앞일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ㅠㅠ

 

지금부터는 한배를 탔으니 우리 팀(호이 포함 3명)이라 하겠습니다.

 

자~ 우리 팀 달립니다...

 

 

 

 

 

 

오늘의 2번 서프라이즈 입니다.

반야봉의 "상고대"입니다.

강설은 약 5cm 정도이며 갑작스런 영하의 날씨와 칼바람에 멋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손이 조금 시리긴 하나 추운줄도 모르고 미소를 지으며 연신 셔터를 누르기 급급합니다.

 

 

 

여기가 지리산의 제2 주봉인 "반야봉"입니다. 1,732m 입니다.

크하핫~ 우리팀 말고 아무도 없습니다.

이 세상 다 가진듯 포효해 봅니다~~~~ 으르렁!!!

 

 

 

 

 

바람이 너무 불어 고글이 삐뚤어 졌습니다.

지금시간 13:35

노루목에서 여기까지 1km 올라 오는데 45분걸렸습니다. 사진찍으며 올라온다고 시간을 좀 많이 보낸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시간 아까운줄 모르고 얼굴에 미소가 보입니다.

 

 

 

반야봉아래 바람이 안부는 곳에서 식사하고 이동하기로 합니다.

지금 시간 13:50

십여분만에 폭풍흡입하고 바로 달립니다.

 

비법정탐방로다보니 길이 원래 잘 안보이는데다 눈이 꽤 많아 쌓여 방향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대충 나아갑니다.

나아가지더군요~

 

 

 

 

 

오늘의 3번째 서프라이즈입니다.

"지리산 야생 반달곰 발자국"입니다. 크기로 보아 큰 아이는 아니나 선명도로 봐서 얼마전에 지나간듯 합니다. 두 아이로 추정됩니다.

갑자기 뒤를 자꾸 돌아 보게되고 아까 탐방로 군데군데 걸려있던 "곰 만났을때 대처방법"이 생각납니다.

실제 상황에서의 "곰 발바닥 보기" 이거 Rare 입니다...ㅋㅋ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한참을 내려온 것 같은데 길다운 길이 안나옵니다.

비법정탐방로 원래 이런가요?

 

 

 

 

 

 

 

한참을 내려 왔습니다.

헤멘건지 아님 나름 잘내려온건지는 알수 없습니다.

민가인줄 알았는데 "묘향대"라는 암자입니다. 지금시간 15:00입니다.

아까 점심먹고 출발한게 14:00인데... 17:30까지 뱀사골 주차장으로 가야하는데 이제부터 조금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스님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진찍을 여유가 사라져 암자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습니다.

 

출발하려는데 스님께서 무서운 말씀 하십니다. "길이 눈에 파묻혀 조난될수도 있으니 조심하시오~~~"

맘속으로 "약사여래불"을 반복하며 신발끈을 고쳐맵니다...

 

 

 

묘향암에서 한 두시간 정도 내려왔습니다.

거의 5시가 다되가는 상황입니다.

한참 내려왔기에 이끼폭포는 안중에도 없고 우리팀은 그냥 뱀사골 어느 중간 방향에서 탐방로로 튀어나가지 않겠나하고 여태것 달려왔습니다.

 

근데 자세히 보니 바위에 이끼가 많이 껴 있습니다.

이건 뭘까요?  설마.....설마....

설마.... 거긴 아니겠지............

 

 

 

오늘의 4번째 서프라이즈입니다.

맞습니다.

여기가 그 "이끼폭포"입니다.

반갑기도 하고 아직 내려가야 할길이 백리 천리이기에 마냥 반갑진 않습니다.

이 와중에 배낭에서 카메라 꺼냅니다.ㅠㅠ

 

 

 

 

 

수량이 적고 계절적으로 최고의 시기가 지났기에 비쥬얼은 조금 떨어지나 완전 비경입니다.

CNN에서 대한민국 가면 꼭 가봐야 할곳 50선 중 한곳이기도 합니다.

근데 어떡하죠???ㅠㅠ

지금 17:00입니다. 제대로 길을 찾아가도 여기서 반선까지는 3시간 정도의 거리입니다.

17:30에 버스 타고 떠나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산이 크고 골짜기가 깊다보니 지금도 조금 어둑어둑 합니다.

 

 

오늘의 5번째 서프라이즈 "조난"입니다.

폭포 좌측을 끼고 올라 능선을 타고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는 방향을 잡고 출발합니다.

이런 17:30 정도 되니 어둡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우리팀 중 유일하게 호이가 헤드랜턴 하나 챙겨왔습니다. 더 반가운 사실은 랜턴 배터리 AAA 3개 더 있다는 사실입니다.

참고로 이끼 폭포 부근 전화 터지지 않습니다.

능선 찾아 기어 올라가다 17:45 신호가 미약하게 잡히는 구간이 있어 버스에 연락해 우린 조금 늦으니 먼저 출발하라고 연락하고....

우리 팀원들도 각자의 집으로 전화를 합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리속이 하얗습니다....

 

17:50 완전한 어둠이 골짜기에 내려 앉습니다.

랜턴 가동을 시작합니다.

 

이끼에서 17:00 출발해 현재 시간 18:40을 지납니다. 아까 전화 되는 곳에서 길을 아는 사람에게 전화해 물어보니 폭포뒤로 30~40분정도 올라 오면 능선길 나오니 타고 내려오면 된다했는데....훨씬 많은 시간이 지났으나 길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경사가 심하고 잡목이 많아 올라가는데도 아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가지에 긁히고 미끄러져 넘어지고 옷과 장갑이 축축해 지고 등산화 발목으로 흙이 들어와도 찝찝한줄 모르고 계속 전진합니다.

 

배터리 아낄려고 잠시 불을 끄니 칠흙같은 암흑입니다. 호이 좀 놀라고 당황했습니다. 바로 앞 사람 얼굴도 안보입니다.

 

여기가 오늘의 분수령입니다.

 

계속 위로 능선 방향으로 치고 올라가느냐~

아님 힘들지만 왔던 길을 따라 다시 내려가 놓친 길을 찾느냐~~~

 

결론은 다시 내려 가기로 합니다. 능선 따라 올라갔는데 더 깊은 산 방향이면 정말 큰일날 일이기에 그렇습니다.

 

이끼폭포 방향으로 다시 내려가 좌측으로 조금 치고 들어가니 오 마이 갓!! 시그널(신악회에서 나무에 매어놓는 리본)이 하나 보이는 것입니다.

그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하산 방향을 잡습니다.

지금 시간 21:40정도 입니다. 턴 한지 두시간 정도 지났을때입니다.

 

이 기쁨도 잠시 계곡 따라 내려 가는 길도 끊어 집니다. 다시 사람이 건널수 있는 작은 폭의 계곡을 건너 우회후 다시 끊어진 길을 찾아 올라 옵니다.

이 짓을 두어번 반복하니 길 다운 길이 하나 나옵니다. 지금 시간이 23:00 경 입니다.

무릎, 고관절, 허리, 목 안아픈데가 없습니다.

저녁도 못 먹고 육포와 초코파이.... 물은 언제부턴가 다 떨어져 계곡물을 받아 마시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산삼 썩은 물이라니 농담을 하며 걸어갑니다.

그래도 3명이라 겁이 덜 난듯 합니다.

아마 혼자였더라면.... 아흑...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랜튼 낀 제가 제일 뒤에서 비추며 천천히 전진 하던중 선두에서 환호성을 지릅니다.

 

 

 

바로 " 출입금지" 안내판입니다.

저기 뒤에서 넘어 왔습니다.

이 출입금지 판의 의미는 여기서 부터는 "법정 탐방로"라는 걸 의미 합니다.

기쁨의 인증샷 하나 때립니다. 현재 시간 23:35

전화도 터집니다.

각자의 집에 승전보를 전합니다....지리와의 싸움에서 이긴것 같습니다...

 

흐느끼며 아랫방향으로 방향 잡으니 다리가 하나 나옵니다. "재승교"입니다.

여기서부터 반선 까지 5.5km입니다.

낮에 정상속도로 가도 2시간에서 2시간 반은 걸리는 코스입니다.

뱀사골 주차장(반선) 도착 예정시간 02:35 세시간 정도로 잡고 천천히 내려옵니다.

 

남원 경찰서에 전화해 개인택시 전화번호 얻어 03:00 택시 타고 우리 팀 대구로 입성합니다.

택시비 15만원...

남대구 IC에서 택시타고 집에오니 05:30

 

11/7(수) 07:00 집에서 나가 11/8(목) 05:30 귀가 했습니다.

총 나드리 시간 22시간 30분짜리 무박 2일 코스였습니다.

행군 시간 : 총 16시간

행군 거리 : 정확히 알순 없으나 대략 25km정돈 될 것 같습니다.

 

 

대충 여기서 서프라이즈 산행기를 마치겠습니다.

 

p.s. 다시는 비법정 탐방로 안다닐껍니다.

 

끝.